애니☆보는 녀석

플랜더스의 개: 네로 VS. 넬로

페이퍼컴퍼니 2015. 6. 21. 18:34



라디오에서 우연히 ‘플랜더스의 개’에 관한 이야기를 들었다. 그냥 재미있게 듣고 있었는데 순간 위화감이 느껴졌다.


진행자가 주인공 이름을 ‘넬로’와 ‘알로아’라고 불렀기 때문이다. 내가 어릴 때 봤던 TV 애니메이션에선 주인공 이름이 ‘네로’와 ‘아로아’였었다. 주인공 이름이 그렇게 된 건 뭐 뻔한 이유지만, 일본에서 수입한 그 유명한 애니메이션(플랜더스의 개는 닛폰애니메이션의 세계명작극장 시리즈의 첫 번째 작품이며, 이후 빨강머리 앤, 톰 소여의 모험, 소공녀 세라, 작은 아씨들, 키다리 아저씨 등으로 이어짐)을 번역할 때 일본식 이름을 그대로 썼기 때문이다. 영문 표기가 Nello니까 네로가 아니라 넬로가 맞기는 한데, 워낙 어릴 때 들었던 발음이 인상적으로 남아 있어서 넬로라고 하면 왠지 어색한 느낌이 든다.


찾아보면 이런 게 꽤 있다.


벨기에 동화 파랑새의 주인공 이름도 틸틸(Tyltyl)과 미틸(Mytyl)인데, 내가 어릴 때는 ‘치르치르’와 ‘미치르’라고 했었다. 심지어 혜은이가 불렀던 ‘파란 나라’라는 노래에선 치르치르도 아니고 ‘찌루찌루의 파랑새’라고 했었다.


돌이켜 보면 외국의 명작동화를 원작에 충실하게 번역된 책으로 읽은 적은 많지 않은 것 같다. 대개 일본에서 제작된 TV 애니메이션으로 봤거나, 아니면 내용을 대폭 줄이거나 많이 각색한 걸 읽었던 거 같다. 언젠가 기회가 되면 명작동화를 원어로 읽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