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이 기사는 사진부터 걸고 넘어져야 할 것 같다.
첨부된 사진과 기사의 내용은 아무런 상관이 없다. 이 기사가 사진을 이용하는 행태는 온난화 문제를 떠나서, 언론이 하면 안 되는 매우 비열한 방식이다. 만약 저 사진이 열대지방의 동식물을 소개하는 과학 관련 책에 실렸다면, 우리에겐 그저 신기한 개구리 정도로 여겨졌을 것이다. 실제로 그렇다. 지구상엔 엄청나게 많은 개구리가 있으며, 대한민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개구리만이 ‘정상적인’ 모양은 아니다.
따라서 우리에게 익숙한 개구리와 모양이 다르다고 해서, 그것을 흉측하거나 비정상적인 것으로 여겨선 안 된다. 그런데 이 기사에 삽입된 저 개구리 사진은 바로 이런 점을 악용하고 있다. 우리나라와 다른 환경에 적응해서 나름대로의 모양으로 진화한 개구리 사진을, 무슨 문제가 있는 환경 때문에 저렇게 된 것인냥 이미지를 왜곡하고 있다. 이것은 우리와 다른 환경에 적응하며 살았기 때문에 피부 색깔이 검은 외국인을 단지 그 이유만으로 흉측하게 여기는 것과 같다.
언론은 사진을 이런 식으로 이용하면 안 된다. 이 기사 어디에도 저 죽은 개구리 2마리와 살아있는 개구리 2마리가 지구온난화로 인해 형태가 기형적으로 변한 것이란 설명이 없다. 그저 우리가 평소에 잘 볼 수 없는 개구리 사진을 붙여놓은 것뿐이다. 마치 범죄 기사 쓰면서 아무런 상관도 없는 흑인들 사진을 붙여놓아서, 무슨 관련이라도 있는 것처럼 연상시키려는 의도와 같다.
죽은 동물의 모습은 아무리 ‘자연스럽게’ 죽었다 하더라도 그 자체로 유쾌한 이미지는 아니다. 그리고 자연 상태에서 동물의 죽음은 원래 끔찍하다. 우리는 종종 ‘자연스럽다’란 말의 의미를 잊어버리는 것 같다. 자연 세계에서는 맹수한테 잡아먹히는 일도 많고, 홍수로 물에 빠져 죽는 일도 많고, 가뭄으로 말라 비틀어져 죽는 일도 많고, 굶어 죽는 일도 많고, 병에 걸려 죽는 일도 많다. 자연 세계에서 ‘늙어서 죽는’ 동물을 찾아보기란 쉽지 않다. 설마 자연 세계의 동물들이 ‘인간적으로’ 죽어야 정상이라고 생각하는가?
지구온난화 때문에 동식물이 죽어가고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자연적인 상태’를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모르겠다. 병으로 죽는 동물이 없는 깨끗한(!) 상태가 자연이란 말인가? 지구 역사상 병균이 득실대지 않았던 적이 있기나 했던가? 지구에는 늘 수많은 병균이 창궐했다 사라졌다 또 창궐하기를 반복했다. 끔찍한 병균이 사라진 것은 오히려 인간이 개입해서 만든 ‘인위적인 상태’이지, 그것은 결코 자연 그대의 모습이 아니다.
사실 따지고 보면 ‘병균’도 지구에 살고 있는 엄연한 생물종이다. 우리 눈에 잘 보이고 또 귀여운(?) 이미지의 곰이나 고래 같은 동물의 개체수가 줄어드는 것에는 그렇게 노발대발 난리를 피우면서, 왜 병원균의 개체수가 증가하는 것에는 기뻐하지 않는가? 생물종 다양성이 감소해서 큰일 났다고 걱정하는 그들은 왜 박테리아나 바이러스라는 생물종이 증가하는 것에는 기뻐하지 않을까? 결국 그들이 말하는 생물종은 지극히 인간중심적인 사고방식으로 계산되고 있을 뿐, 전지구적인 차원에서 고려되는 것이 아니다.
그건 그렇고 이 기사는 전반적으로 논리적으로 연결되지 않고 있다.
양서·파충류가 기후변화와 관련해 심각한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하면서, 바닷가 방풍림이나 습지 주변의 숲을 벌목할 경우에도 성비불균형이나 개체수 급감이 나타날 수 있다고 한다. 기후변화로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과 벌목으로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이 서로 어떻게 연결되는지 나는 잘 모르겠다. 이것은 그저 성비불균형과 개체수 급감을 일으킬 수 있는 여러 원인을 나열하고 있을 뿐이다.
그리고 이어지는 내용은, 최근 중남미를 비롯한 열대, 아열대지방의 양서류가, 온난화로 인한 병원균이 창궐하여 대량으로 고사하고 있다는 내용이다. 만약 내가 기사를 쓴다면, 성비불균형과 개체수 급감을 지적한 내용 뒤에는, 그와 관련한 구체적인 사례를 제시해서 앞에서 설명한 내용을 견고하게 입증하고 다음 주제로 넘어갈 것이다. 그런데 갑자기 다른 주제로 훌쩍 점프한다.
그러면서 이어지는 내용은 이 병균의 창궐과 지구온난화의 상관관계를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이 종이 인간의 ‘무역행위’로 지구촌 곳곳으로 퍼져서 문제라는 내용이 나온다. 애완용이나 실험용 개구리가 야외로 나가지 못하게 조심하라고 한다.(아무렴 당연히 그렇게 해야지…)
나머지 내용도 자세히 살펴보면 앞뒤가 맞지 않고 논리적으로 연결되지 않는다. 아무래도 취재과열로 인한 문제 같다. 지구온난화로 인한 문제점을 크게 포장해서 기사를 만들긴 만들어야 하는데, 이미 많은 내용이 나와서 더 이상 새로운 건 없지, 에라 모르겠다 눈길을 끌 수 있는 건 다 갖다 붙여보자...
이런 식으로 기사를 ‘창조’하다보니 내용이 논리적으로 연결되지 않고, 결정적으로 내용과 전혀 상관없는 사진을 떡 하니 붙여 놓게 되는 것이다. 지구가 너무 뜨거워진다고 걱정하기 전에, 자신의 머리가 너무 뜨거워지는 것은 아닌지 걱정하는 게 좋아 보인다.
[기후변화 조용한 재앙]동물들도 기후변화 적응한다 | ||
[쿠키뉴스 2008-04-13 18:04] | ||
[쿠키 사회] 기후변화로 스트레스를 받는 것은 인간만이 아니다. 동물도 나름대로 스트레스를 받고 적응해가기도 한다. 최근 기후변화 속도가 너무 빨라 적응력이 뛰어난 일부 종이 크게 늘어나는 반면 일부 종은 소멸해 생물종 다양성이 줄고 종 구성이 단순해지는 경향을 보일 수 있다. 식물이 먼저 변하고, 동물이 뒤를 따라가기때문에 동물들에게는 적응할 시간이 부족하다. 이때문에 특히 동물들의 경우 체계적 모니터링 결과가 부족하다. 공통적으로는 북방계, 아한대종들이 온난화에 가장 취약해서 개체수가 줄어든다. 예컨대 눈잣나무와 같은 감소종의 열매를 주된 먹이원으로 하는 솔잣새는 변화 앞에 위험한 편에 속한다. 특히 그동안 주목받지 못했던 양서·파충류가 기후변화와 관련해 심각한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양서·파충류는 자기 체온을 외부 온도에 따라 변화시켜야 하므로 기본적으로 다른 동물보다 외부 기온에 민감하다. 국립공원연구원 책임연구원 송재영 박사는 “파충류의 경우 부화때 기온과 주변 온도에 의해 성이 결정된다는 점과 양서류의 경우 기후변화나 오존층 파괴에 따른 자외선 증가가 알 부화율을 낮춘다는 사실에서 이들 종이 기후변화에 상대적으로 더 취약할 수 있다”고 말했다. 도마뱀과 거북이, 악어 등이 서식하는 바닷가 방풍림이나 습지 주변의 숲을 벌목할 경우 즉각 성비불균형이 나타나 개체수가 급감한다고 송 박사는 설명했다. 전반적 기후변화의 가속화 역시 이들 종의 성선택을 교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 중남미를 비롯한 열대, 아열대지방의 양서류가 대량 고사하고 있다. 기후변화와 강수량 변화에 따른 자외선 투과량 증가에 의해 병원균이 창궐한 것이 그 원인으로 지목된다. 대표적인 것이 ‘양서류 에이즈’라고 불리는 ‘항아리곰팡이병’이다. 이 병은 개구리나 도롱뇽 같은 양서류 피부의 ‘케라틴’ 성분을 주로 공격한다. 개구리가 이 곰팡이 병에 걸리면 피부 호흡 곤란 등으로 죽을 확률이 90%에 이른다. 이 아프리카 토종 곰팡이는 미국과 유럽으로도 번졌다. 지난해 12월엔 일본에서도 애완용 개구리에서 곰팡이가 발견됐으며, 올해엔 여러 감염 사례들이 추가로 확인됐다. 서울대 수의학과 이항 교수는 “한국에서도 유전자검사 결과상으로는 유병이 의심되는 경우가 있지만, 아직 증상은 나타나지않고 있다”면서 “변종이 들어 올 경우 일본과 한국의 양서류에도 치명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논두렁 한 곳의 개구리가 한 해 동안 6만∼7만마리의 곤충을 잡아먹고, 개구리는 야생 쥐를 잡아먹는 뱀과 조류의 좋은 먹잇감이므로 개구리가 떼죽음을 당하면 그 피해는 사람한테도 미치게 될 것”이라며 “애완용이나 실험실용 개구리가 야외로 나가지 못하게 해 야생개구리 보호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 박사도 “양서류는 먹이사슬의 중간단계에 위치해 수서곤충을 먹는 동시에 중대형 포유류와 조류의 먹이가 됨으로써 생태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면서 “특히 수도권의 산 주변 농경지와 습지가 사라지면서 양서류의 서식환경은 크게 나빠졌다”고 지적했다. 포유류는 항온동물이기때문에 기온변화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기보다는 서식지 환경의 변화나 병원균 발생에 따른 2차적 영향을 많이 받는다. 그러나 큰 포유류는 조류나 나비 등의 곤충처럼 쉽게 거처를 옮길 수 없어 영향을 더 많이 받는다. 반달곰은 늦게 동면에 들어가고 일찍 깨어나는 식으로 환경변화에 적응하고 있다. 그나마 포유류를 비롯한 야생동물들의 낙원인 국립공원 등 자연보호지역은 늘어나는 도로와 개발사업, 도시의 확장으로 인해 하나의 생태섬으로 고립돼 가고 있다. 오대산 노인봉∼소황병산 구간은 얼레지, 바람꽃 등 식물도 많고, 이들 식물을 잘 먹는 멧돼지들의 주요 서식처이다. 최근 백두대간 종주등산 붐을 타고 정부 일각에서 백두대간을 국가등산로로 지정하려는 계획까지 나와 논란을 빚었다. 국립공원관리공단 나공주 생태복원팀장은 “백두대간 마루금에 유독 멸종위기 혹은 희귀식물종이 몰려 있고 멧돼지와 같은 야생동물의 밀도도 높다”면서 “ 마루금은 동물들의 이동통로이자 마지막 피신처인데 등산로로 너무 빈번하게 이용되면서 서식환경이 악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곤충의 경우 두가지 측면이 주목을 받는다. 우선 온난화와 더불어 모기와 같은 질병매개 곤충들의 활동기간이 길어지고 연간 산란 횟수도 늘어나 말라리아와 같은 전염병이 다시 창궐할 여건이 조성됐다는 점이다. 주요한 산림병해충인 솔나방은 1년에 한 번 번식한다고 알려졌지만 1990년대 중반부터 경기, 충·남북 지역에서는 연간 2차례 번식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 다른 측면은 화분매개곤충의 변화다. 꿀벌 등 화분매개곤충은 전세계적으로 감소 추세지만, 정확한 원인은 아직 모른다. 나비의 종이 기후변화와 함께 크게 변했다는 조사결과는 있다. 국립산림과학원의 권태성 박사는 “지난 40여년간 봄어리표범나비와 들신선나비 등 북방계 나비들은 크게 줄었고, 남방부전나비 등 남방계 나비들이 증가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벌의 개체수가 감소하고 있다는 우려는 많지만 아직 조사조차 되지 않고 있다. 권 박사는 “식물과 곤충의 공조성이 필요한데 꽃이 피는 시기와 곤충이 꿀을 먹으려는 시기가 어긋나기 시작했다는 것이 큰 문제”라고 말했다. 이들 동물의 행태 변화 가운데 어디까지가 기후변화에 따른 적응이고, 어떤 부분이 서식지 훼손이나 인간의 간섭에 의한 영향인지를 구분하기가 사실상 어렵다. 국립공원 자원보전팀장 차진열 박사는 “모기의 경우 아파트라는 공동주택 시설이 야외에서 가을을 보내던 모기들의 피한처가 되고 있다”며 “사람들이 모기를 사시사철 불러들인 셈”이라고 지적했다. 우리나라에서는 기후변화에 따른 동물의 적응실태에 대해 체계적인 모니터링 실적이 거의 없는 실정이다. 나비학회 김성수 회장은 “오랜 세월 산과 들을 쫓아다녀야 하는 작업인데 당장 돈이 안 되는 연구과제에 돈과 인력이 투입되지 않는 게 우리나라 현실”이라고 말했다. 김 회장은 “영국에선 100년 이상 나비관찰이 축적돼 기후변화 연구에 유용하게 쓰이고 있다”며 “전국을 일정한 면적으로 나눠 나비애호가들의 자발적 관찰결과를 집계하는 모니터링 사업을 펼치는 등 기후변화에 따른 생물들의 변화를 면밀히 조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임항 전문기자 hnglim@kmib.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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