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에 2달 만에 비가 왔다.
9월 8일(수), 거의 하루 종일 비가 왔다. 기상청 기록상으로는 한 달 만에 내리는 비였지만, 어디까지나 “기록상” 그렇다는 얘기이고, 실질적으론 2달 만에 내리는 비였다. 비가 내린 덕택에 무더위도 한풀 꺾여서, 전반적으로 기온이 3~4도 내려갔다. 지긋지긋했던 무더위와 겨우 작별을 고하게 되었다. 올 여름은 무더위와 관련해서, 거의 모든 기상청 기록을 갈아치웠다. 8월/9월 최고 기온, 30도 이상 날씨가 계속된 날짜 등등 신기록의 연속이었다.
무더위 덕택에 산업계에도 많은 희비가 엇갈렸다. 일단 상식적으로 생각해서, 음료수 회사, 아이스크림 회사들이 만면에 웃음을 띠었다. 거의 폭발적인 매상고를 기록했다. 내가 자주 이용하는 자판기가 하나 있는데, 상대적으로 다른 자판기보다 값이 10~20엔 싸다. 보통 포카리 스웨트 500ml의 자판기 판매 가격은 120~150엔, 캔커피는 110~120엔이다. 그런데 이 자판기는 전부 100엔이다. 올 여름 이 자판기의 포카리 스웨트는 3~4일 만에 “품절”을 기록했다. 자판기가 놓인 위치가 큰 길 옆이 아니라, 후미진 곳이었는데도 그랬다.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했는지, 품절이 되고나서 다시 채워지기까지 2~3일이 걸렸다.
무더위로 채소, 과일 값이 많이 올라서, 상대적으로 값이 싼 주스로 비타민을 보충하려는 수요가 늘어서, 이 분야의 매상고도 기록적이었다. 에어콘, 선풍기는 물론이고 양산, 자외선 차단제도 많이 팔렸다. 택시 회사도 즐거운 날의 연속이었다. 예전 같으면 그냥 걸어가거나 버스를 이용했을 거리도, 너무 덥다보니 그냥 택시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재미있는 점은 편의점 오뎅의 매상고도 기록적이었다는 점! 차가운 걸 많이 먹다보니, 상대적으로 따뜻한 음식에 대한 수요도 함께 증가했다. 올여름은 오뎅 공장도 무척 바빴다.
일사병으로 쓰러지는 사람들도 많아서, 119 구급차도 바빴다. 보통은 노인들보다 젊은 사람들이 일사병에 잘 걸린다. 왜냐하면 밖에서 운동하거나 일하다 쓰러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젊은 사람들이 일사병에 걸릴 확률이 크다. 하지만 올여름은 어르신들이 일사병으로 많이 쓰러졌고, 또 돌아가셨다. 특히, 집밖도 더웠지만 집안도 그에 못지않게 더웠기 때문에, 밤에 자다가 그냥 그대로 못 일어나는 경우가 많았다.
생각해보면 정말 좋은(?) 시기에 일본에 온 것 같다. 일본 사람들도 지금까지 경험해 본 적이 없는 무더위를 경험했으니까. 하지만, 이런 경험... 한 번으로 충분하다. 다시 하고 싶진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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