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일상다반

아카몽카이 2010년도 졸업식

페이퍼컴퍼니 2010. 3. 19. 12:02

 

아카몽카이 일본어학교(赤門会日本語学校) 2010년도 졸업식

 

▷▶ 3월 18일(목) 오전 10시~12시 / 렁우드(Lungwood) 호텔 4층

 

2008년 10월 학기생으로 입학하여 어언 1년 반이란 세월을 보낸 학교를 졸업하였다. 그동안 좋고 나쁜 이런저런 일이 있었지만, 모두 세월의 저편으로 흘려보내고, 4월부터 다닐 새로운 학교에서의 공부에 전념하고자 한다.

 

요즘은 대학교 수업료도 비싸고, 그 대학에 들어가기까지 쓰는 사교육비도 만만치 않아서, ‘빛나는 졸업장’이 아니라 ‘빚내는 졸업장’이라고도 하는 것 같다. 다행이 일본 유학은, 아르바이트가 발달한 나라이고 또 장학금제도도 많아, 빚을 낼 필요는 없어서, 느지막한 나이에 ‘빛바랜 졸업장’을 받을 수 있었다.

 

아카몽카이(赤門会日本語学校)는 일본어학교 중에서 규모가 큰 편이라, 졸업생 숫자가 웬만한 중/고등학교 수준은 된다. 본교(本校) 212명, 닛포리교(日暮里校) 133명, 지난해 9월/12월 졸업생까지 포함하면 400명 가까이 된다.

 

학생 대표가 졸업증서를 받는 것을 시작으로, 이사장 축사, 표창식, 교장축사, 재학생 대표의 송사(送辭), 졸업생 대표의 답사(答辭), 졸업생 군독(群讀), 졸업식 노래 제창 순으로 진행되었다.

 

일본어학교는 출석률이 중요하기 때문에 표창도 개근상(皆勤賞)을 으뜸으로 친다. 1년 반에서 2년 동안의 출석률이 100%여서 개근상을 받은 사람이 8명 나왔다. 2년 가까이 학교를 다니면서 단 한 번도 지각/결석을 안 했다는 것은 정말 대단한 의지를 가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나도 이런 경지에는 이르지 못했다. 표창장, 상패, 백화점 상품권 1만엔이 수여되었다.

 

그 다음으로 출석률이 95~99%인 사람들이 정근상(精勤賞)을 받았다. 나는 지각은 없었지만 두 번 결석을 하여(모 아니면 도, 결석을 하면 했지 지각은 안 한다...^^;), 출석률 99%로 여기에 포함되었다. 역시 표창장, 상패, 상품권 5천엔이 수여되었다. 정확히 몇 명인지는 모르겠는데, 개근상보다 조금 많았던 것 같다.

 

세 번째로 중요한 것이 우수상(優秀賞)이다. 출석률과 일본어능력시험/일본유학시험의 성적이 좋은 사람에게 준다. 일본어능력시험은 매년 최고점이 390점대라는데, 올해 졸업생의 최고점은 380점대였단다. 나는 작년 12월 점수가 352점이었는데, 최고점과의 점수 차이는 어쩔 수 없었다. 시험을 볼 당시 나는 상급반이 아니라 중급반이었는데, 1급 문법과 한자를 배우긴 다 배웠지만, 시험 날짜에 맞춰 너무 급하게 배웠던지라 소화(?)가 덜 된 상태였다. 그래도 간신히 턱걸이로 우수상을 받을 수 있었다. 표창장, 상패, 상품권 5천엔이 수여되었다. 대략 10명 전후였던 걸로 기억된다.

 

마지막으로 공로상(功勞賞)이란 것이 있었다. 우리말로 바꾸면 인기상에 해당한다. 학교 행사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2명(각각 한국인, 중국인 남자)이 받았다. 행사 때 사회자로 얼굴이 널리 알려진 그(!) 2명이었다. 역시 표창장, 상패, 상품권 5천엔이...

 

그리고 올해부터 졸업식 때 부르는 노래가 바뀌었다. 작년까지 뭘 불렀는진 모르겠지만, 올해 노래는 이키모노가카리(いきものがかり)의 YELL이란 노래이다. YELL(옐)을 영어로 생각하면 무슨 뜻인지 알기 어렵고, 일본어로 생각하는 게 좋다. YELL(エ―ル)은 응원소리, 성원(聲援)이란 뜻이다. 노래 가사에 졸업이란 단어는 나오지 않지만, 사실상 졸업과 관련한 노래이다. 친구들과 함께 보낸 날들을 가슴에 품고 새로운 하늘을 향해 힘차게 날아오르자는 내용이다.

 

 

동영상 시작 부분의 교장 선생님(한국인이다)의 말씀이 명언이다. 동영상은 식의 마지막 부분으로, 졸업생 2개 반 학생들이 그동안 있었던 일을 제창하는 장면이다. 학교 선생님이 촬영하여 YouTube에 올린 것이다.

 

이 말을 명심하며 아카몽카이에서의 추억을 닫는다.

 

今日をスタートだと思ってください。
今日をスタートだと思ってくれた人は必ず何かを掴むことが出来ると思います。
卒業だから4月からと思う人はまた同じことを繰り返します。
卒業生の皆さん。
卒業式、今日がスタートです。

 

오늘을 시작이라고 생각해 주십시오.
오늘을 시작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반드시 무언가를 붙잡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졸업이니까 4월부터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또 같은 일(잘못)을 되풀이합니다.
졸업생 여러분.
졸업식, 오늘이 시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