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나들이

ZARD 사카이 이즈미 展

페이퍼컴퍼니 2009. 5. 31. 23:02

 

우연히 「ZARD 坂井泉水 展(ZARD 사카이 이즈미 전」 티켓이 손에 들어와 구경을 갔다. 사카이 이즈미는, 2007년 5월 27일 만 40세의 나이로 케이오 대학병원에서 사망하였다. 자궁경부암으로 입원해 치료를 받던 중, 병원 비상 슬로프(경사로)에서 떨어져 머리를 심하게 다쳐 사망하였다. 공식적으론 ‘사고’로 처리되었지만, ‘자살’이란 설도 꽤 설득력을 얻고 있다.

 

사카이 이즈미(坂井泉水), 본명은 카마치 사치코(蒲池幸子)로 후쿠오카현에서 태어났지만 자란 곳은 카나가와현이다. 피아노는 6살 때부터 배우기 시작했고, 중학생 때는 육상부, 고등학교 때는 테니스부 활동을 했다. 쇼인여자단기대학(松蔭女子短期大学)을 졸업 한 후에는 부동산 회사에서 2년간 여사원으로 근무했다. 그러다 모델 에이전시에 소속되어 활동했는데, 카라오케 퀸(노래 부를 때 화면에 수영복 입고 나오는 여자 모델), 캠페인 걸, 레이싱 모델 정도로, 이때까지만 해도 크게 주목을 받진 못했다.

 

그러다 지금은 은퇴한 Being Corporation의 다이코 나가토 회장이 당시 모델활동을 하던 24살의 카마치 사치코를 영입하면서 ZARD가 시작되었다. 이 때 과거를 잊고 새롭게 시작하자는 의미에서 이름을 ‘사카이 이즈미(坂井泉水)’로 바꾸고 본격적인 가수 활동을 시작한다. 1991년 2월 10일 ‘Good-bye My Loneliness’로 데뷔하여 이후 90년대를 대표하는 여자 가수로 자리 잡는다. 원래 ZARD는 밴드였지만, 1991~1993년 다른 멤버들(연주를 담당하였던 남자 4명)이 모두 탈퇴하여 사실상 ZARD란 이름은 사카이 이즈미를 가리키게 되었다.

 

대표적인 곡으로 負けないで(마케나이데 / 지지마), 揺れる想い(유레루 오모이 / 흔들리는 마음), マイ フレンド(마이 프렌드) 등이 있다. 특히 1993년 발표한 싱글 負けないで는 160만장 이상 판매되어, ZARD 역사상 최고 기록이자, 그 해 일본 음반시장 최고 기록이기도 하다. 이후 아무로 나미에가 등장하여 Okinawa Boom을 일으켜서 ZARD의 인기가 주춤해졌지만, 그래도 2007년 죽기 전까지 꾸준히 활동을 하였다. 사후 발표된 것까지 포함하여, 싱글은 44장, 앨범은 20장이다. 이중 싱글 11개, 앨범 9개가 오리콘 차트에서 1위를 차지했다.

 

ZARD(자드)의 노래는 내가 처음 들은 일본 노래여서 각별한 의미가 있다. 나는 지금도 최신 일본노래보단, ZARD를 비롯하여 그녀의 전성기 90년대에 히트했던 일본노래를 더 좋아한다.

 

이번 전시회는 테레비 아사히가 주최하고, 공식 팬클럽 WEZARD가 협력하여 열렸다. 90년대 초중반이 피크였기 때문이라 그런지 전시회를 구경하는 사람들의 나이가 대부분 나랑 비슷해 보였다^^; 30~40대가 많았다. 장소는 신주쿠 타카시마야 빌딩 11층이었다. 타카시마야(高島屋) 타임스퀘어 빌딩은 신주쿠 역 남쪽 출구를 나오면 바로 보이는데, 유명한 쇼핑몰 빌딩이다. 뾰족 솟은 시계탑이 있는 광장 왼쪽에 있다.

 

이미 죽은 사람을 추모하는 의미의 전시회이기 때문에 조금 나쁘게 말해서 크게 볼 건 없었다. ZARD 팬이 아니라면 입장료 800엔이 무척 아깝다는 생각이 들 것이다. 사카이 이즈미 사진 전시(주로 싱글/앨범에 사용된 사진), 직접 쓴 원고(사카이 이즈미는 자신의 노래를 대부분 직접 작사했다), 영상물 상영(여긴 줄이 길어서 패쓰~), 사카이 이즈미가 직접 그린 그림 전시, 그리고 기념품 판매... 방문객들 대다수는 사진 하나하나, 원고 하나하나 천천히 보며 그녀의 생전 활동을 추억하는 듯 보였으나, 나는 뭐 그냥 대충 대충...

 

티셔츠, 사진집, 열쇠고리, CD, DVD 등의 기념품을 판매하고 있었는데, 그 중 ZARD 프리미엄 박스가 맘에 들었다. ZARD의 전 앨범을 수록한 박스로 좀 묵직하다. 비록 ZARD의 노래 대부분을 MP3로 갖고는 있지만, 사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그러나 꽤 비싸 보였던 점도 있지만, 그보단 언제 어떻게 될 지 알 수 없는 일본생활... 짐을 늘리는 게 부담스러워 마음만으로 구매!

 

간만에 잊고 지냈던 ZARD를 생각한 하루였다.

 

 

※2009년 5월 31일(일요일)

 

▼전시회가 대개 그렇지만 사진 촬영이 허용되지 않았다. 입구 이외에는 사진을 찍을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