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 품질의 브랜드인 PG 시리즈 건담 ‘더블 오 라이더’.
부품수는 1031점. 가격은 세금 포함 2만 6250엔으로,
건프라 중에서도 발군의 제품이다.
애니메이션 ‘기동전사 건담’에 등장하는 주요 로봇의 플라모델이 올해 발매 30주년을 맞이했다. 제조사인 ‘반다이’가 지금까지 올린 매상고는 4억 개!! 더 놀라운 점은 전부 메이드 인 저팬(Made in Japan)이란 사실. 일본의 많은 기업들이 생산비 절감을 위해 중국이나 동남아 같은 저임금 국가로 공장을 이전하는 것과 달리 반다이는 여전히 일본 국내 생산을 고집하고 있다.
(공장은 시즈오카현에 있는데, 애니메이션 ‘케로로 중사’에서 케로로가 시즈오카를 먼저 점령하려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건담 플라모델(Plastic model), 보통 줄여서 ‘건프라(ガンプラ)’라고 부르는데, 꼭 주인공이 타는 로봇의 조립모형만 있는 건 아니다. 자쿠, 돔 같은 적군의 로봇도 나름대로 인기가 많다. 특히 초창기 시리즈에서 등장했던 샤아 아즈나블(Char Aznable)은 주인공 ‘아무로 레이’ 못지않은 인기 캐릭터였으며, 그가 탔던 붉은 색의 ‘릭 디아스’와 Z 건담 시리즈 때 탔던 황금색 모빌슈츠 ‘백식(百式)’의 인기도 대단했다. 샤아 아즈나블이란 캐릭터의 이미지는 매우 강렬해서, 이후 제작된 시리즈에서도 그와 유사한 적군 캐릭터가 계속 등장했다.
물론 건프라에 위기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경기침체로 인한 전반적인 구매력 감소와, 플레이 스테이션, Xbox, 닌텐도 등의 게임기와의 경쟁, 그리고 플라모델 이외의 장난감(!)과의 경쟁이 심해졌다. 일본 경제산업성(経済産業相)의 공업 통계표에 따르면, 플라스틱 모델의 출하액은, 1998년 199억엔에서 2007년 113억엔으로 감소했다.
그래도 건프라는 여전히 건재하다. 높은 품질관리와 새로운 시장과 상품 개발, 그리고 올드 팬들이 있기 때문이다. 80년대 건프라 붐을 일으킨 어린이들이, 지금 30~40대가 되어 자식을 키우는 입장이 되었다. 아버지와 아들이 사이좋게 건프라를 만들며 부모자식간의 정을 돈독히 하는 모습이, 반다이의 희망사항이자 전략이다.
돌이켜 보면 나는 애니메이션 건담 시리즈는 거의 다 봤지만 건프라와는 인연이 없었다. 어릴 때는 돈이 없어서 건프라를 살 상황이 아니었고(난 시골에서 자랐기 때문에 주변에 파는 곳도 없었다), 어른이 되어서는 우선 애니메이션 보는 게 급해서 건프라까지 손을 뻗칠 상황이 아니었다. 꼭 건담이 아니더라도, 플라모델에 대한 미련은 늘 가슴 속에 품고 있었다. 언젠가 그 한(?)을 풀 날이 올 것으로 생각하며 살고 있다.
■ 반다이와 건프라의 발자취
1969년 플라모델 생산 개시
1979년 ‘기동전사 건담’ 텔레비전 방영
1980년 건프라 1호 상품 발매
1981년 건프라 인기 급상승. 50종류 이상의 상품 판매 개시
1984년 건프라 누계 판매 1억개 돌파
1985년 4색 성형기를 최초로 도입
1990년 부품수가 많은 ‘HG 시리즈’ 발매
1999년 건프라 누계 판매 3억개 돌파
2006년 반다이 호비 센터(Bandai Hobby Center) 가동
2010년 건프라 누계 판매 4억개 돌파(3월)
※사진 및 내용 : 아사히신문 2010년 4월 19일자에서 인용
▲1980년 발매 당시의 건프라.
현재도 같은 가격(세금 미포함 300엔)에 판매하고 있다.
▲자동조작 기계로,
잇달아 형형색색의 플라모델 부품을 만들어 내고 있다.
= 시즈오카시(静岡市)에 있는 반다이 호비 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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