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서★하는 녀석

없어도 그만인 총리, 없는게 나은 대통령 (충청타임즈)

페이퍼컴퍼니 2015. 6. 24. 10:02

없어도 그만인 총리, 없는게 나은 대통령 (충청타임즈)


이병관 <충북·청주경실련 정책국장>


요즘 메르스 때문에 토론회나 행사가 취소되었다는 것을 인사말처럼 하고 있다.


초기 대응을 잘했으면 큰 문제없이 지나갔을 터인데 이번에도 정부는 부실한 대처로 일을 크게 만들었다. 메르스로 온 나라가 혼란스럽던 시기에 우리 정부는 자질이 안 되는 사람을 국무총리에 앉히려고 해 혼란스러웠다.


어쩌면 국무총리가 없어서 메르스 컨트롤타워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고 긍정적으로(?) 해석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52일 동안 총리 없이 살아본 국민들은 총리의 존재 이유에 대해서 의문을 갖기 시작했다. 없어도 크게 불편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오히려 총리 임명 과정에서 분란만 생겼다. 돌이켜보면 박근혜 정부 들어서서 국무총리 때문에 시끄럽지 않은 날이 없었다.


국무총리가 없으면 무슨 큰일이라도 생길 것처럼 호들갑을 떨며 ‘철저한 검증’을 외쳤지만 이번에도 제대로 된 사람은 나오지 않았다. 총리가 있으나 없으나 박근혜 정부의 위기대처 능력에는 변함이 없었다. 그렇다면 대통령은 어떨까? 대통령이 무언가 발언하고 행동하면 메르스 사태가 진정되는 것이 아니라 악화되었다. 총리는 없어도 그만이었고 대통령은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일으키고 있었다.


그럼에도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은 일시적으로 떨어질 때도 있었으나 여전히 꽤 높은 편이다. 국민들이 대통령이 잘하고 있다고 생각해서 지지율이 높은 것이라곤 믿고 싶지 않다. 대통령이 없으면 큰 일이 생길 것이라고 메르스에 버금가는 공포가 국민들 마음속에 자리 잡고 있기 때문으로 해석하고 싶다.


어느 조직이나 ‘가만히 있는 게 도와주는’ 사람은 꼭 있다. 그런 사람이 여러 직원 중 한명이면 인간사에서 어쩔 수 없지만 CEO라면 심각한 문제다. 지금 대한민국의 CEO는 가만히 있는 게 국민을 도와주는 상황까지 와 있다.


그동안 국민들이 대통령을 잘못 키우고 일방적으로 사랑만 한 것 같다. 과보호는 아이의 인생을 망치는 지름길이고 연인 사이에도 ‘밀당’이 필요하듯이 대통령에 대한 절대적 충성은 대통령 본인을 위해서도 대한민국을 위해서도 좋지 않다.


※ 6월 24일(수) 충청타임즈에 기고한 글^^


http://www.cctimes.kr/news/articleView.html?idxno=4125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