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서★하는 녀석

샌 안드레아스 - 역시나 ‘가족애’에 대한 집착이...

페이퍼컴퍼니 2015. 6. 19. 11:16



메르스 때문에 영화관도 어렵다고 하니... 애국하는(?) 심정으로 주말에 영화 한 편 보았다.


스토리가 괜찮은 것을 볼까 했으나, 1년에 몇 번 안 되는 영화관 방문이니까 대형 화면의 장점을 잘 살릴 수 있는 블록버스터로 골랐다.


<샌 안드레아스>


돈 많이 쏟아 부은 영화답게 아주 화끈하게 때려 부순다. 후버댐 붕괴는 시작일 뿐이고, 샌프란시스코와 LA를 아주 박살을 낸다. 처음부터 스토리에 대한 기대는 하지 않아서, 나름 재미있게 보았다.


그런데 예전부터 이런 헐리웃 영화를 볼 때면 늘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애국심(이 영화에서도 별 이유 없이 성조기가 휘날린다)이나 영웅주의(가족을 구하려는 아버지가 슈퍼맨과 동급이다), 이런 건 이해할 수 있다. 그런데 ‘가족애’에 대한 지나친 집착은 잘 이해가 안 간다.


이 영화에서도 주인공은 이혼 직전까지 간 상태인데, 막상 위기가 닥치니 부인과 딸을 구하려고 슈퍼맨이 된다. 잘 생각해 보면 헐리웃 블록버스터 영화에 등장하는 주인공은 대부분 이렇다. 평화로울 때는 사이가 틀어져 이혼 상황까지 가지만, 위기가 닥치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가족(정확히는 옛날 가족)을 위해서 목숨을 아끼지 않고 돌진한다. 오히려 평화로울 때 가족을 잘 돌보던 사람은 위기가 닥치면, 가족을 버리고 자신만 챙기는 이기주의자가 된다.


이런 전형적인 설정이 맘에 들진 않지만, 어쩌면 그것이 미국의 정신세계를 반영하는 것일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든다. 우리나라의 막장 드라마가 한국인의 정신세계를 반영하듯이.


본인들은 아니라고 주장하지만 어떠한 대중 작품이 인기를 끈다는 것은 결국 그 나라의 정신세계를 보여주는 것이 아닐까. 비록 그것이 상업적 마케팅에 의한 성공일지라도...